6월 18일 시네콕 힐스에서 막을 올리는 2026 US오픈, 가장 큰 줄거리는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입니다. SPOTV 중계를 함께하는 입장에서 이번 대회의 핵심을 미리 정리합니다.

여기에 마스터스 2연패의 로리 매킬로이, 통산 2승의 브라이슨 디섐보, 갓 PGA 챔피언십을 거머쥔 에런 라이까지 메이저급 줄거리가 한 무대에 모였습니다. 시우 김·톰 김·임성재가 출전하면서 한국 팬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코스의 정체부터 선수들의 구도, 한국 중계 일정까지 한 번에 짚어 드리겠습니다.

 

2026 US오픈 개최지 시네콕 힐스 골프 클럽 전경

 

왜 2026 US오픈이 ‘골프 역사의 분기점’이 되나요?

이번 대회는 USGA 공식 발표 기준으로 126번째 US오픈입니다. 동시에 세계 골프 역사에서 손에 꼽힐 한 주가 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단 한 사람, 스코티 셰플러 때문입니다.

셰플러는 현재 마스터스 2승(2022·2024), PGA 챔피언십 1승(2025), 디 오픈 1승(2025), 합산 메이저 4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US오픈 우승이 더해지면 마스터스·US오픈·디 오픈·PGA 챔피언십 네 개의 메이저를 모두 제패한 통산 7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됩니다.

지금까지 이 영예에 오른 선수는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그리고 2025년에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로리 매킬로이까지 단 여섯 명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골프계 전체가 이번 한 주를 ‘셰플러의 무대’로 보고 있습니다.

일요일 최종 라운드 날짜가 셰플러의 30번째 생일이자 미국의 ‘Father’s Day’라는 점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우연입니다.

물론 도전은 만만치 않습니다. 셰플러의 US오픈 최고 성적은 2022년 더 컨트리 클럽에서 매트 피츠패트릭에게 한 타 뒤져 기록한 공동 2위였고, 지난해 오크몬트에서는 공동 7위로 마쳤습니다. 가장 잡지 못한 메이저가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한 주의 무게를 만들고 있다고 봅니다.

참고로 디펜딩 챔피언은 J.J. 스폰입니다. 그는 2025년 오크몬트 최종 라운드에서 5개 보기로 시작한 뒤 후반 9홀을 3언더로 돌리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65피트 버디 퍼트로 우승을 확정 짓는 극적인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시네콕 힐스 코스, 무엇이 다른가요?

시네콕 힐스는 미국 골프의 가장 오래된 무대 가운데 하나입니다. 1896년 1회 US오픈을 시작으로 1986년, 1995년, 2004년, 2018년에 이어 이번이 통산 여섯 번째 US오픈 개최입니다.

가장 최근 2018년 대회에서는 코스의 잔혹함이 전설로 남았습니다. 4라운드 내내 단 한 명도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한 채 브룩스 켑카가 +1로 우승했고, 토미 플리트우드가 최종 라운드 63타라는 신화적인 점수를 쏘고도 단 한 타 차이로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이 한 줄이 시네콕이라는 코스의 무게를 가장 잘 설명해 줍니다.

2026년 세팅은 흥미롭습니다. CBS 스포츠 코스 가이드에 따르면 코스 총길이는 7,434야드, 파 70입니다. 그런데 USGA는 이번에는 페어웨이를 좁히지 않고 평균 40야드 이상으로 넓게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린 스피드 역시 스팀프미터 11 초반에서 시작합니다. 참고로 2025년 오크몬트는 15.5에서 시작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플레이어 친화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세팅입니다.

그러나 시네콕의 진짜 무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람과 그린 주변의 런오프(run-off)가 이 코스의 진짜 시험지입니다.

남서쪽에서 시속 15마일을 넘는 바람이 일상이고, 종종 30마일 이상의 강풍이 몰아칩니다. 코스 설계 자체가 그 바람을 전제로 짜여 있어, 같은 홀이라도 매일 다른 클럽으로 공략해야 합니다.

그린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시네콕의 거의 모든 그린은 주변보다 살짝 솟아 있고, 가장자리는 짧게 깎아 둔 런오프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핀을 살짝만 벗어나도 공이 30~40야드씩 굴러 내려가, 그린 위가 아니라 발 아래 잔디에서 다시 어프로치를 해야 합니다. 페어웨이가 넓어도, 결국 진짜 승부는 ‘두 번째 샷을 어디에 떨어뜨리느냐’에서 갈리는 코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셰플러를 막을 도전자는 누구인가요?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단연 로리 매킬로이입니다. 그는 2024년 US오픈 파인허스트에서 디섐보에게 한 타 차이로 패배하며 가장 뼈아픈 메이저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2025년 마스터스에서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고, 2026년 마스터스마저 연패하며 두 번째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이 이번 대회의 메인 줄거리를 ‘셰플러 vs 매킬로이’로 보는 이유입니다.

브라이슨 디섐보는 2020년 윙드풋, 2024년 파인허스트에서 우승하며 이미 두 번의 US오픈 챔피언입니다. 세 번째 우승이라는 도전 자체가 무겁습니다. US오픈 특유의 거친 환경, 거리와 체력전, 그리고 정확도의 조합이 디섐보의 강점과 맞물린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는 이미 시네콕 힐스를 두고 “잔혹한 코스(brutal)”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조용한 복병은 에런 라이입니다. 라이는 2026년 5월 PGA 챔피언십에서 1919년 이후 처음으로 영국인 메이저 챔피언에 오르며 깜짝 스타가 되었습니다. 거리보다 정확도와 퍼팅에 강점이 있는 선수입니다. 시네콕처럼 바람과 정확도가 핵심인 코스라면, 그의 스타일은 또 한 번 빛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PGA 챔피언십 공동 2위 존 람, 디 오픈 챔피언 출신 콜린 모리카와, 그리고 메이저에서 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잰더 셔플리도 변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크호스로 누구를 주목해야 하나요?

US오픈은 메이저 중에서도 ‘깜짝 우승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무대입니다. 지난해 J.J. 스폰의 우승 역시 그 전통을 보여 줬습니다. 이번에도 몇 명의 다크호스를 짚어 두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토미 플리트우드입니다. 그는 2018년 시네콕 최종 라운드에서 63타를 기록한 인물입니다. 아직 메이저 우승 경력은 없지만, 시네콕의 모든 디테일을 몸으로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선수이고, 현지 갤러리가 가장 응원하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시네콕 힐스의 바람과 그린 경사를 이미 한 번 정확히 풀어 본 선수라는 점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두 번째는 윈덤 클락입니다. 2023년 LA 컨트리클럽에서 US오픈 챔피언에 오른 그가 2026년 시즌 어떻게 되돌아올지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최근 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재도약’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세 번째는 카메론 영입니다. 그는 2026년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흐름을 올라타고 있고, US오픈은 그동안 그가 가장 잘 친 메이저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스웨덴의 루드비크 오베리, 떠오르는 영건 마이클 김 등 ‘첫 메이저’가 가능한 이름들도 짚어 둘 만합니다.

 

한국 선수, 누가 어떻게 도전하나요?

골프 채널의 출전 명단 정리에 따르면, 이번 대회 출전이 확정된 한국 선수는 시우 김, 톰 김, 임성재 세 명입니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단연 시우 김입니다. 이번이 그의 10번째 연속 US오픈 출전입니다. 한국 선수 중 최장 기록에 해당합니다. 그는 세계랭킹 24위 기준으로 OWGR 상위 60위 자동 출전권을 확보했고, 작년 오크몬트에서는 공동 42위, 그 전 LA 컨트리클럽에서는 공동 32위로 마쳤습니다. 시네콕처럼 정확도가 중요한 코스가 그의 컨트롤 위주 게임과 잘 맞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톰 김은 메이저 무대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 시점입니다. 시네콕의 좁아진 그린 주변에서는 어프로치와 쇼트 게임이 결과를 좌우하기에, 그의 손끝 감각이 어떻게 발현되느냐가 핵심 변수입니다.

임성재 선수는 안정된 페어웨이 적중률과 단단한 멘탈로 컷 통과는 물론 톱 10도 가시권에 두고 있습니다. 메이저 무대에서 꾸준히 보여 준 안정성을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는 한 주가 되리라 봅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오전 시간대에 펼쳐지는 만큼, 한국 골프 팬들에게는 ‘잠 못 이루는 일주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시청할 수 있나요?

한국 중계는 SPOTV에서 진행됩니다. 저는 이번 대회를 SPOTV 해설로 함께합니다. 코스 매니지먼트와 선수 심리, 그린 주변 디테일까지 한국 골퍼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을 놓치지 않고 짚어 드릴 예정입니다.

대회 라운드별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동부시간(EDT)을 한국시간(KST)으로 환산한 기준입니다.

라운드 현지(EDT) 한국시간(KST) 중계 시작 시점
1라운드 6/18(목) 6:30 a.m.~8 p.m. 6/18(목) 저녁 ~ 6/19(금) 오전 목요일 저녁
2라운드 6/19(금) 6:30 a.m.~8 p.m. 6/19(금) 저녁 ~ 6/20(토) 오전 금요일 저녁
3라운드 6/20(토) 10 a.m.~8 p.m. 6/20(토) 밤 ~ 6/21(일) 오전 토요일 밤
4라운드 6/21(일) 9 a.m.~7 p.m. 6/21(일) 밤 ~ 6/22(월) 오전 일요일 밤

편성은 SPOTV 공식 채널에서 확인해 주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컷오프는 통상 36홀 종료 후 상위 60명과 동타 선수가 주말 라운드에 진출합니다.

본격적인 경기 외에도 함께 짚어 보면 좋은 포인트가 있습니다. 시네콕은 페어웨이 외곽에 자란 페스큐(fescue)가 무서운 코스입니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거의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선수마다 어떤 클럽으로 티샷을 잡아 안전 구역에 떨어뜨리느냐가 코스 매니지먼트의 핵심입니다. 중계 화면에서 선수의 캐디가 핀까지의 거리와 함께 ‘바람 방향과 세기’를 어떻게 읽는지 따라가 보시면, 훨씬 깊이 있는 관전이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2026 US오픈은 언제, 어디서 열리나요?

2026년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 클럽에서 열립니다. 시네콕 힐스 통산 6번째 US오픈 개최이며, 이번이 126번째 US오픈입니다.

스코티 셰플러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란 무엇인가요?

한 선수가 자신의 커리어에서 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 PGA 챔피언십이라는 네 개의 메이저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말합니다. 셰플러는 US오픈만 남겨 두고 있으며, 우승 시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됩니다.

디펜딩 챔피언은 누구인가요?

2025년 오크몬트에서 우승한 J.J. 스폰입니다. 그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65피트 버디 퍼트로 우승을 확정 지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시네콕 힐스는 어떤 코스인가요?

7,434야드, 파 70의 링크스 스타일 코스입니다. 페어웨이는 평균 40야드 이상으로 넓지만, 그린 주변 런오프가 가파르고 남서풍 강풍이 일상이라 매 라운드 전혀 다른 양상이 됩니다.

한국 선수는 누가 출전하나요?

시우 김(10번째 연속 출전), 톰 김, 임성재 세 명이 출전합니다. 특히 시우 김은 정확도 위주의 게임이 시네콕과 잘 맞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어디서 볼 수 있나요?

SPOTV에서 생중계됩니다. 저(고덕호) 또한 해설로 함께합니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라운드별 시작 시각이 저녁~새벽 시간대인 경우가 많으니, SPOTV 편성표를 미리 확인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2026 마스터스 챔피언은 누구였나요?

로리 매킬로이가 2026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그린 재킷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이번 US오픈에서 셰플러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꼽힙니다.

페어웨이가 넓어지면 코스가 더 쉬워지는 것 아닌가요?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시네콕에서는 그린 주변 런오프와 바람이 진짜 시험지입니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아닌, 두 번째 샷을 어느 위치에 떨어뜨리느냐가 우승을 가릅니다.

 

 

이번 US오픈을 보며 코칭의 힘을 다시 느끼셨다면

세계 정상에서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선수들의 뒤에는, 반드시 그 선수를 깎아낸 코치가 있습니다. 셰플러에게도, 매킬로이에게도, 시우 김에게도 — 한 사람의 골퍼를 깊이 들여다보고, 무엇을 먼저 손봐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 준 교습가가 있었습니다.

좋은 선수 뒤에는, 좋은 레슨프로가 있습니다.  세계 1위를 만든 30년 교습 철학을 — 스윙 기술이 아니라, ‘회원을 읽는 눈’과 ‘가르치는 순서’를 — 체계적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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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의 폭발적인 스윙 뒤에는 30년 동안 같은 자리에 서 있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북아일랜드의 조용한 클럽 프로, 마이클 배넌입니다.

2025년 4월, 로리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골프 역사상 단 여섯 명만이 도달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습니다. 그가 우승 후 가장 먼저 끌어안은 사람은 미국의 스타 코치도, 비싼 트랙맨 기술자도 아니었습니다. 8살 꼬마였던 자신을 30년째 같은 눈으로 봐 온 한 사람, 마이클 배넌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30년의 약속을 같은 길을 걸어온 교습가의 시선으로 풀어 보려 합니다.






Q. 매킬로이 이야기에 왜 마이클 배넌 코치가 늘 따라붙나요?

맞습니다. 매킬로이를 다룬 기사를 다섯 개만 읽어도 그의 이름이 반드시 한 번씩은 등장합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마이클 배넌은 매킬로이가 8살이던 시절부터 그의 스윙을 책임진 단 한 명의 코치이고, 그 사제 관계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긴 적이 없습니다. Golf Monthly의 단독 인터뷰에서 잘라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의 관계는 매킬로이가 8살일 때 시작됐고 그 이후 단절된 적이 없습니다.

이게 얼마나 이례적인지 잠깐 짚어 보겠습니다. 타이거 우즈는 부치 하먼, 행크 헤이니, 션 폴리, 크리스 코모까지 네 명의 메인 코치를 거쳤습니다. 슈퍼스타가 되고 환경이 바뀌면 보통 코치도 바뀝니다. 그런데 매킬로이는 다섯 개의 메이저 트로피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한 사람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매킬로이의 30년 스윙 뒤에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을 해 준 단 한 명의 코치가 있었습니다.

 

Q. 8살 매킬로이, 마이클 배넌과 어떻게 만났나요?

이야기는 1996년 북아일랜드의 작은 골프 클럽에서 시작됩니다.

마이클 배넌은 당시 북아일랜드 홀리우드 골프 클럽(Holywood Golf Club)의 주니어 섹션 프로였습니다. 그곳에 한 꼬마가 자주 보이기 시작합니다. 5~6살 무렵부터 클럽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그 아이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배넌은 클럽의 주니어 책임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ESPN의 홀리우드 골프 클럽 르포에 그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홀리우드 골프 클럽의 입회 최소 연령은 10세였습니다. 그런데 매킬로이는 7살이었습니다. 배넌은 책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아이는 너무 잘합니다. 받아 주십시오.” 그렇게 7살 매킬로이는 검은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입회 면접을 봤고, 면접관에게 “저는 골프 규칙을 다 알고 있고 플레이도 빠릅니다”라고 또박또박 말한 끝에 입회를 허락받습니다.

그리고 그가 8살이 되던 해부터 배넌의 정식 지도가 시작됐습니다. 배넌은 Golf.com의 ‘Raising Rory’ 인터뷰에서 그때의 매킬로이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그는 정말 좋은 패턴, 좋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었고, 그 나이에 이미 공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습니다. 낮게 보낼 줄도 알았고 높게 띄울 줄도 알았습니다. 약간 세베 발레스테로스를 닮은 데가 있었어요. 공이 어디로 갈지 본능적으로 알고, 각도와 페이스만 살짝 바꿔서 공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냈습니다.”

여기에서 한 줄을 더 옮겨 두겠습니다.

“그는 그냥 좋은 아이였습니다. 아주 행복한 아이였어요. 그 아이가 스윙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아지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코치가 8살 제자를 묘사하는 첫 단어가 ‘재능’이나 ‘잠재력’이 아니라 ‘행복한 아이’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Q. 미국 스타 코치들의 러브콜에도 왜 한 사람만 고집했을까요?

매킬로이가 세계 1위에 오르고 메이저 챔피언이 되자, 미국의 유명 코치들로부터 수많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최첨단 데이터 장비, 화려한 시스템, 헐리우드식 브랜딩까지. 그런데 매킬로이의 선택은 단호했습니다. 마이클 배넌은 그대로 둔다.

2012년 10월, 결정적인 결정이 내려집니다. BBC Sport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배넌은 그동안 겸직하고 있던 뱅고어 골프 클럽(Bangor Golf Club)의 PGA 프로 직책을 내려놓고 매킬로이의 전담 코치로 합류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배넌은 유럽 PGA 협회가 신설한 초대 ‘존 제이콥스 올해의 코치상(John Jacobs Coach of the Year)’을 받습니다.

두 사람의 동행은 그 후로도 흔들림 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2025년,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자, 아일랜드 골프 작가 협회(IGWA)는 매킬로이를 올해의 남자 프로 선수로, 마이클 배넌을 ‘골프에 대한 탁월한 공헌상(Distinguished Services to Golf)’ 수상자로 동시에 선정했습니다. 같은 해 같은 행사에서, 같은 사제가 함께 무대에 오른 것입니다.

왜 매킬로이가 한 사람을 고집했는지에 대한 답은, 배넌 본인의 한 마디 안에 있습니다.

“저는 항상 로리가 하는 모든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코치가 모든 것을 다 볼 수는 없거든요. 본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머릿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로리가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잡으면, 그냥 두어야 합니다. 가게 두는 거예요.”

Q. 매킬로이가 슬럼프일 때 배넌은 무엇을 확인할까요?

이 질문이 사실 이 글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매킬로이가 샷이 흔들릴 때 배넌이 첫 번째로 보는 것은 거창한 동작 분석이 아닙니다. 매킬로이 자신이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고, 배넌이 N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거듭 강조해 온 코칭 철학은 한 줄로 요약됩니다.

“가르칠 때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둡니다. 단순하고, 즐겁게.”

배넌이 매킬로이의 스윙에서 우선 점검하는 항목은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 그립 — 왼손 엄지의 위치, 너클이 보이는 개수
  • 어드레스 — 골반의 기울기, 무릎의 굴곡, 정렬
  • 테이크어웨이 — 클럽 페이스의 방향과 폭(width)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Golf Monthly의 같은 단독 인터뷰에서 배넌이 매킬로이의 어드레스 개선과 관련해 가장 효과를 본 처방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엉덩이 기울기(hip tilt)를 더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양손을 골반 위에 얹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 뒤, 손가락으로 골반을 뒤로 살짝 밀어 바지 벨트 아래 주름이 잡힐 정도로 엉덩이를 빼는 동작. 세계 1위 선수의 슬럼프 처방이 결국 셋업 자세 한 줄에 압축돼 있다는 사실이 말해 주는 게 있습니다.

코치 유형 비교: 어떤 코치를 만나야 할까

구분 화려한 데이터형 코치 마이클 배넌 스타일
슬럼프 첫 진단 론치 모니터·고속 카메라부터 켬 그립·어드레스·테이크어웨이부터 봄
처방 방식 새 메커니즘과 새 드릴 추가 처음 배운 기본기로 돌아가게 함
스윙 모델 이론적 완벽 폼에 맞춤 선수 본인의 타고난 패턴 유지
코치 교체 슈퍼스타가 되면 보통 교체 30년 동안 한 사람
커뮤니케이션 지시 위주, 코치 주도 선수의 느낌을 먼저 듣고, 풀어 줌

표의 마지막 줄을 다시 보십시오. 한국의 박인비-남기협, 김효주-한연희 사제 관계도, 미국 부치 하먼의 코칭 철학도, 결국 같은 자리에서 만납니다. 동서양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거장들이 도달하는 결론은 비슷합니다. 선수의 말을 먼저 듣고, 새 동작을 더하지 않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그게 30년을 함께 가는 사제 관계의 공통 분모입니다.

Q. 아마추어 골퍼는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주말 골퍼분들을 지도하다 보면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있습니다. 잘 맞던 공이 갑자기 안 맞기 시작하면, 본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좋은 기본기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유튜브에서 ‘슬라이스 한 방에 고치는 비법’, ‘비거리 30미터 늘리는 하체 리턴’ 같은 자극적인 처방을 찾아 헤매십니다.

그러나 스윙이 망가졌을 때 새로운 기술을 덧붙이는 것은, 몸에 안 맞는 약을 한 번 더 먹는 것과 같습니다.

매킬로이마저도 공이 안 맞을 때 마이클 배넌에게 가서 “제 그립과 셋업이 평소대로인지 봐 주세요”라고 부탁합니다. 세계 최고의 골퍼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첫 번째로 확인하는 것이 바로 그립과 셋업이라는 사실. 이것 자체가 우리 아마추어를 위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봅니다.

마이클 배넌의 기본기 철학을 아마추어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3단계 체크리스트를 권해 드립니다.

1단계: 그립과 어드레스의 영점 조절

공이 똑바로 안 가기 시작하면 스윙 폼을 바꾸지 마시고, 장갑 낀 왼손 그립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너클(손가락 관절)이 평소처럼 2개 반 정도 보이는지, 양팔과 어깨가 만드는 삼각형이 타깃과 평행을 이루고 있는지부터 점검합니다.

연습장 타석에 정렬 스틱이나 클럽 한 자루를 발 앞에 평행하게 내려놓고 에이밍하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본인 눈이 착각하고 있는 정렬 오류만 바로잡아도 슬럼프의 절반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단계: 엉덩이 기울기 — 매킬로이 본인이 가장 효과 본 셋업 교정

매킬로이가 어드레스를 가장 크게 개선했을 때 배넌이 처방한 동작이 이것입니다. 양손을 골반 위에 얹고, 무릎을 살짝 굽힙니다. 그 상태에서 손가락으로 골반을 뒤로 살짝 밀어 줍니다. 엉덩이가 살짝 뒤로 빠지면서, 바지 벨트 아래 주름이 잡히는 정도까지 됩니다.

이 셋업이 잡히면 척추 각도가 자연스럽게 살아나고, 백스윙 회전과 다운스윙 체중 이동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거창한 드릴이 아니라 어드레스 직전 5초의 점검 동작 하나가 만들어 내는 차이입니다.

3단계: 테이크어웨이에서 클럽 페이스 확인

백스윙을 시작해서 클럽이 지면과 수평이 되는 테이크어웨이 단계에서 동작을 한 번 멈추고 확인해 보십시오. 클럽 페이스의 면이 척추 각도와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하늘이나 땅을 너무 과하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를 눈으로 직접 점검합니다.

시작 단추를 잘못 끼우면 탑에서 아무리 보상 동작을 해도 정타가 어렵습니다. 손목을 돌리지 않고 몸통으로 낮고 길게 빼는 이 구간만 일정해져도 샷의 일관성이 달라집니다. 매킬로이의 스윙이 30년 동안 변치 않은 비밀이 사실 이 두 동작 — 셋업과 테이크어웨이 — 의 일관성에 있습니다.





Q. 자주 묻는 질문

마이클 배넌은 지금도 매킬로이의 유일한 코치인가요?

네, 두 사람의 사제 관계는 1996~1997년 이후 단절된 적이 없습니다. 매킬로이가 메이저 우승을 거둘 때마다, 그리고 부진을 겪을 때마다, 배넌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선으로 그의 스윙을 봅니다. 2025년 마스터스 우승 직후에도 두 사람은 함께였습니다.

마이클 배넌은 미국 투어에 상주하나요?

2012년 풀타임 코치로 합류한 이후로 주요 대회 시즌에는 매킬로이와 함께 미국 투어 현장에 머무릅니다. 다만 본거지는 여전히 북아일랜드입니다. ‘Made in Holywood Golf Academy’를 통해 주니어 교육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아마추어가 배넌의 레슨을 받을 수 있나요?

배넌 본인은 매킬로이 전담 체제이므로 일반 레슨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그가 NBC 스포츠·골프패스와 협업해 만든 ‘Lessons with a Champion Golfer’ 시리즈와 ‘Breaking into the Game: Juniors’ 영상에서 그의 교습 철학과 실제 드릴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요?

골프 역사에서 4대 메이저(마스터스·US오픈·디 오픈·PGA 챔피언십)를 모두 우승한 선수는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그리고 로리 매킬로이까지 단 여섯 명뿐입니다. 그중 평생 한 명의 코치와 이 기록을 만든 선수는 매킬로이가 처음입니다.

좋은 코치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요?

매주 새로운 지시를 하지 않는 코치를 권합니다. 그리고 결과가 잘 안 나오는 날에도 흔들리지 않고 같은 말을 해 주는 코치인지 보셔야 합니다. 마이클 배넌이 매킬로이에게 그랬듯, 박인비의 남기협 코치와 김효주의 한연희 코치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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